작성일 : 2023-10-04 11:50
이름 : 최창순
제1회 청백리 최만리 시조 문학상 입상 작품
<초등부>
우수상 ---- 오유성 / 고양시 오금초
투명한 바닷물
엄마는 하얀 파도, 화가 나면 하얘지고
아빠는 푸른 물결, 하얀 파도 달래주죠
나는요 엄마아빠 품 투명한 바닷물예요
<중등부>
우수상 ---- 양예나 / 의왕시 우성고
낙과
축축한 아침 공기 콧속에 스며든다
길가의 뿌연 안개 머릿속 침범한다
낙과를 밟아버렸다 조용히 부서졌다
낙과는 빗물 먹고 무르게 뭉개졌다
밟히는 순간마저 무디게 느껴졌다
낙과가 마음속으로 무겁게 떨어진다
시푸른 껍질 사이 노란 속 터져 나왔다
나무 위 다른 낙과 매달린 모습처럼
남달리 시푸른 채로, 바닥에 놓여 있다
길 위에 저 흔적들 낙과의 노란 속살
이제는 갈변된 채 고요히 가만하다
신발에 물큰한 비린내 누렇게 남아 있다
<대학/일반부>
최우수상 ---- 조군제 / 부산 기장군
염전
태초의 꿈을 안고 바다를 낚으며
물레가 쏟아내는 물살의 생채기를
물도랑 사이사이에 염밭은 올곧다
햇볕이 덧칠하여 채색한 말간 얼굴
하이얀 눈망울만 윤슬 덮고 눕는데
빛살을 가두리 하여 사래질하는 바람
갈 것은 가거라 알곡만 남아라
희미한 과거는 시선을 풀어내고
젖은 눈 시리어 가는 바다의 눈물
밀대로 밀고 밀어 속죄한 물결 안고
발자국 곧은 시간 피어나는 소금꽃
하얗게 사그락대며 쌓여가는 기도들
우수상 ---- 김은철 / 경기 화성
한글 할머니
보슬비 내리던 날
빨간불 대기중에
니은자 손수레에
파지를 가득 싣고
도로를 가로지르는
기역자의 할머니
자음(子音)이 힘을 합해
구르는 두 바퀴에
저 멀리 사라지는
접혀진 시간속에
물먹은 종이 박스는
오늘따라 무겁다
얇은사 백지위에
세월을 등에 업고
얼룩진 라면박스
푸르른 바카스에
모음(母音)의 힘을 빌려서
아야어여 우유으이